2019. 9. 4. 19:01ㆍ음식
사실 요즘 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경우가 많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라인을 가진 자를 모두 꿈꾸는 덕에 개나 소나 프랜차이즈 사장을 꿈꾼다. 그리하여 개성은 떨어지고 모방은 많아졌다. 소비자도 무조건 편한 걸 좋아하는 덕에 이름만 보고 신뢰하고 보장된 맛에 별 모험을 하지 않고 배를 채운다. 하지만 순대국밥이나 돼지국밥처럼 절대적으로 순대국밥의 맛을 벗어날 수 없는 음식들을 파는 프랜차이즈 식당에 대한 생각들은 조금은 다를 수 있다. 굳이 프랜차이즈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그리고 모든 순대국밥이 순대국밥 맛이어야 하니 더 이상의 기대를 가지고 찾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더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름만 가져다 쓴다는 것도 알고 있다.
여기 단돈 오천원으로 그 순대국밥/돼지국밥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바로 옛날 아우내 순대 응암점이다.
https://place.map.kakao.com/646985666
사실 서울에는 돼지국밥을 먹을수 있는 곳 자체가 많지 않다. 있다 한들 제주도의 돼지국밥, 부산의 돼지국밥은 너무 거리가 있어서 사실 '돼지국밥'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다. 그 대신 소머리국밥집은 많이 보이지만 이 돼지국밥은 소머리국밥과는 전혀 관계없는 먼 사촌지간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일본 라멘 국물을 상상하게 만드는 푹 고은 국물과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넣고 밥을 넣고 말아먹으면 돼지기름에 입안이 텁텁해지는데 그때 아삭한 김치를 먹으면 그 느끼함이 한 번에 달아난다.
처음 아우내순대에서 돼지국밥을 먹었을 때는 아무런 기억이 안 날정도로 국물이 깊지 않았다. 하지만 깊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단어가 나중에는 깔끔함으로 바뀌었다. 많은 분들이 저처럼 느낄 것이라고 예상한다. 푹 고은 깊은 국물 맛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깊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계속 생각이 났다. 다시 찾았다. 그땐 깔끔하게 다듬은 재료와 정성스럽게 골라내고 잘라진 고기를 보고 이미지가 달라졌다. 그리고 다진 양념과 후추/소금으로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것도 알았다. 도통 고기음식, 그리고 고기를 우려낸 육수 음식을 안 먹는 아내도 그렇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가 있을 정도다.
5천 원으로 저런 깔끔한 돼지국밥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엔 나는 얼큰 순대국밥을 먹어보았다. 순대를 물에 넣는 자체를 이해 못하는 나로서는 무조건 순대를 빼고 시킨다. 어차피 다 건져낼 거니까... 여기서는 순대국밥, 돼지국밥을 드실 것을 권한다. 순대도 맛있다. 하지만 그 외에 전골은 별로 추천하지 않다. 가게 입구에 '전골은 이 집'이라고 적어놓은 문패가 어울리지 않는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엔 돼지국밥과 한잔,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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