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지산락페스티벌 취소와 2019 부산락페스티벌

2019. 7. 23. 15:48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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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록 페스티벌이 공연 3일을 남겨두고 돌연 취소 발표를 했다. 한 달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3일 전에 말이다. 물론 주최 측은 그야말로 패닉이겠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발표다. 

 

위에 포스터는 2차 라인업 발표 직후의 포스터다. 보통 록 페스티벌은 1차, 2차, 3차식으로 라인업을 조금씩 보여주며 헤드라이너의 기대를 점점 더 불어넣다가 '빵' 하고 터트리는 양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1차 라인업에서는 헤드라이너라 할 수 있는 밴드가 터지지는 않았고 (물론 지금까지의 과거의 공연을 비교해서) 2차 아티스트도 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없는 밴드이다. 그래서 결국은 첫 번째 날 국카스텐이 헤드라이너가 되었다. 

 

이건 비단 지산락페스티벌의 경우만은 아니다. 물론 그 쇼비니지스계에는 그놈이 그 놈인 것을 감안했을 때 다 연결이 돼 있겠지만 이번 부산 록 페스티벌이 사실 먼저 선수를 쳤다. 

 

이번 2019년 부산 록 페스티벌의 포스터이다. 부산 록 페스티벌은 록음악이라는 범주 아래 무려 무료로 여러 가지 팬들을 만족시키면서 2019년까지 왔는데 올해부터 유료화를 하기 시작했다 글쎄 그것과 관련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라인업이 아주 많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포스터를 보면 27일 라이업 헤드라이너에 'god'라고 되어 있다. 지오디라는 메탈 밴드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아니고 램 오브 갓을 줄여서 쓴 것도 아니다. 바로 그 지. 오. 디 다. 그리고 두 번째 더 중요한 건 저 지. 오. 디 자리가  System of a Down 이였다. 그 SOAD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음악 전문 블로그에 System of a Down의 총정리를 그 기념으로 몇 시간에 걸쳐 작성했고 다음날 예약으로 포스팅을 했다. 하지만 포스팅이 올라가기 몇 시간 전 SOAD는 취소가 됐고 GOD 가 올라오게 된 거다. 나도 좋아하는 백예린도 좋고 김필도 좋고 악동도 좋다 이거야. 그럼 이름에서 '락'을 빼던가 아님 새로운 페스티벌을 만들던가...

 

펜타포트 라인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 밴드 '99 앵거'로 직접 펜타 서브 무대에서 공연하고 직접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밴드 이름을 보고 그 밴드를 좋아해서 티셔츠를 입고 찾아오는 문화가 아니라 소풍 가듯이 , '힙'함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될 뿐 팬덤의 문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몇백 명이 그렇게 뛰놀고 호응하여도 정작 클럽 공연에는 다섯 사람 세워놓고 공연하는 기형적인 문화다. 누구한테 보여지는 게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엄청난 밴드들이 자기 노래를 떼창 하는 한국의 공연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보면 좀 씁쓸하다.

 

 

누구든 상관이 없으니 굳이 락 페스티벌에 안 가도 더욱더 트렌디하고 '힙'한 EDM 페스티벌에 가면 된다. 그 아티스트가 누구인지 어떤 셋 리스트가 나올 건지 상관이 없다. 그야말로 페스티벌은 놀이동산 같은 곳이다. 친구들과 연인들과 잔디밭에서 놀면서 맛있는 걸 먹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그런 음악 천국 같은 곳 말이다. 

 

소위 '눈먼 돈'과 그 속에서 정치질 그리고 색깔을 잃어버리는 추최 측의 아마추어 같은 모습에서 '누구든 상관없어'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덕후'들은 실망하게 된다. 가끔 뜬금없는 이름이 록 페스티벌에 보이고 라인업 리스트에 나란히 있는 걸 보고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어쩔 수 없게 되는 상황을 겪거나 혹은 '아니 왜?'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건 아마 YB가 오지 페스트나 왑트투어에서 공연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수요가 없으면 물론 공급도 없다. 락 팬들이 없으면 락 공연도 별수 없다. 하지만 락 팬들이 없는 락페에 지오디가 헤드라이너인 게 말이 되니? 적어도 Nell을 올리는 정성이라고 보여야지 말이다. 비니지스건 음악이건 둘 다 형편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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