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 02:01ㆍ철학
얼마 전 버스에서 배달의 XX 광고를 보았다. 그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니 1회용 수저 포함 여부를 묻는 란을 둔 것을 무슨 환경활동에 일조라도 하는냥 광고를 했다. 너무나 로우 클래스인 그 광고를 보면서 헛웃음이 나왔지만 정말 과연 내가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1회용 사용하기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재활용품은 거의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얼마 전 1회용 컵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좀 충격에 빠진 적이 있다. 병원이나 학원에 가면 1회용 컵을 따로 버리는 기다란 쓰레기통(?)이 비치되어있는데 그것 역시 아까 언급했던 광고와 비슷한 것이다. 종이로 만들었지만 물을 담아야 하는 부분에 코팅을 하던 탓에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먹다 버린 음식 포장지도 물론 코팅이 되어있고 그리고 분류과정에서 음식물이 묻어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더 든다. 그리하여 쓰레기를 수출(?)하는데 그마저도 역수입하는 상황까지 가버렸고 그리고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건 마치 수도계량기가 없는 빌라에서 "우리 빌라는 수도세를 정확하게 나눠서 내기 때문에 막 써도 돼요."라는 이기적인 사람들과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음식을 시킬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쇼핑보다 인터넷 쇼핑을 하게 되었다. 그럼 더 많은 포장지가 들어가게 마련이고 거기서 대부분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먹고살기 바쁜 현실에서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가들은 이런 딜레마를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자기 배부터 채우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고민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외 주범은 바로 탄소배출이다. 어쨌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만으로도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얼마 전 다녀왔던 '아마존의 눈물' PD김재만의 토크콘서트에서 제가 한 질문은 "과연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우리가 겪는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라는 당황스러운 질문이 우리가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1. 재활용을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합리화하거나 2.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네 짧은 인생을 유감없이 떠들다 가버리거나.. 둘 중하나이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도 한번 생각해본다. 나는 되도록이면 캔이나 병에 담긴 음료수를 사지 않는다. 물론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번째 음식은 되도록이면 직접 식당에 가서 먹는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이 컵이 아닌 종이컵으로 바뀌는 행태를 보며 또 한 번 자본주의가 주는 패해를 느끼지만 대부분 식당에서는 1회 용품을 쓰지 않는다. 커피숖에는 머그컵으로 마신다. 사실 그와는 상관없이 난 머크컵으로 커피를 마시는 걸 좋아한다. 더 맛있기 때문이다. 물론 커피잔이 깨끗해야 되겠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으므로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커피를 마셨다. 그럼 몇백 원 할인된다)
실질적으로의 변화는 사람들이 실제 보상이 주어졌을 때 움직일 것이다. 그 보상은 돈도 될 수 있고 마음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더욱더 캔이나 병을 쉽게 재활용하고 바로 몇십 원이라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재활용 머신을 배치하여야 하고 커피숍들은 더욱더 많은 할인을 해줘야 한다. 식당에서 포장을 하려면 용기를 직접 가져왔을 때 우리가 느낄 수 있을 만큼 큰 할인을 해야 한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추어탕을 이렇게 포장을 하고 드셨었다. 동네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일회용품으로 주는 게 사람을 쓰는 것보다 싸게 먹히니 사장님들이 이렇게 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넘쳐나는 쓰레기와 이를 처리 못하여 지구에 쌓여가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아는 나라들은 환경부담금이나 혹은 일회용품에 대한 가격을 높여버리면 어쩔 수 없이 안 쓰게 될 것이다.
사람은 이기적이지만 현실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는 것과 연결을 시켜야 사람들이 움직일 것이다. 포장지 가격과 내용물의 가격들을 알려주며 인식 변화도 겪게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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